용서

하진파파 2025. 2. 20. 08:53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네 이웃에는 네 원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원수를 용서해야 하는 끔찍한 의무에 부딛히게 됩니다. 누구나 용서란 훌륭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용서해야 할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그러나 정작 용서가 필요한 상황이되면 말만 꺼내도 화가나서 으르렁 거립니다. 용서를 너무나 하기 싫은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기도문에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라는 말씀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다른 방법으로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 할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습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아주 명백한 사실입니다. 다른길은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용서는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용서를 좀더 수월하게 만들 방법을 두가지 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남편 아내 부모나 자녀 또는 가까운 사람들) 의 잘못한 행동이나 말을 용서하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당장은 이런 것만 용서해 주기에도 벅찰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 네 이웃을 네 몸과같이 사랑하라" 는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입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듯이 내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한치의 오차도 없이 사랑하고 있습니까? 제 자신의 경우를 생각해볼때, 저는 자신에게 한치의 오차 없는 호감이나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나라는 사람은 제가 보기에도 늘상 어울리고 싶은 상대가 못됩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는 것 역시 그에게 호감을 느끼라 든지 매력을 찾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호감을 주는 인간으로 여기는 것이지 내가 원래 호감을 주는 인간이기 때문에 사랑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내 모습을 가장 선명하게 보는 순간 나는 호감주는 인간은 커녕 아주 추한 인간임을 알게됩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라는 말이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너무 지나쳐서 우습기까지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사람의 행위는 미워하면서 그사람은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나 제가 평생동안 그렇게 대해 온 사람이 있다는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저 자신였습니다. 저는 자신의 비겁함이나 자만심이나 탐욕은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계속 자신을 사랑해왔습니다. 그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그런 것들을 미워한 이유는 바로 저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였습니다.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짓을 저지르는 종류의 인간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토록 안타까웠던 것입니다. 

 

용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시도할 수 조차 없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적을 죽이거나 벌해야 할 때라도 자기 자신에게 품는 마음을 그에게 품도록 (그가 나쁜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며 이 세상에서든 다른 세상에서든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도록,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도록) 애써야 합니다. 이것이 "원수를 사랑하라" 는 성경말씀에 담긴 뜻입니다. 즉,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라거나 그가 근사한 사람이 아닌데도 근사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잘되기를 바라라는 것입니다. 

이말에 전여 사랑할 만한 부분이 없는 사람들도 사랑하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자신에게는 사랑할 만한 부분이 있어서 사랑합니까? 여러분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단지 그 대상이 여러분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모든 자아들을 이와 똑같은 이유로, 또한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시기 위해 우리 자신의 경우를 통해 쉽게 그 본보기를 얻게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 법칙을 다른 모든 자아들에게도 계속해서 적용해야 합니다. 

 

하나님도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신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 적용이 더 쉬워질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가졌다고 생각하는 근사하고 매력적인 자질들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아니라, 다만 우리가 자아라고 불리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사랑하십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그것 외에 사랑받을만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남 미워하기를 너무나 즐기는 나머지 죄를 버리는 일을 술이나 담배 끓는 일이나 매한가지로 여기는 우리같은 피조물들에게는 말이죠.